안녕하세요 김성희님 ! (18)

안녕하세요 김성희님 ! (18)


이메일( jewelryask@gmail.com)
등록일 : 2013.07.05


Q. 안녕하세요 김성희님.

저는 서울에서 주얼리 제조업을 하는 이종호(가명)라고 합니다. 매장은 물론 저희 제품만 판매하는 영업사원들을 두고 전국에 유통하고 있습니다. 회사 이름과 제품을 홍보하기 위해 광고를 하는데 광고할 때는 신제품이나 많이 팔고싶은 제품을 골라 주얼리 사진을 찍고 직원을 시켜 광고를 만들게 합니다. 때로는 모델이 착용한 사진을 찍기도 하는데 돈을 쓰는데도 광고가 별 효과가 없는 것 같아 어떤 때는 꼭 광고를 해야하나 싶습니다. 매장도 있고 영업사원들도 있어서 때로는 광고비가 아깝기도 한데 광고가 꼭 필요한지, 어떤 식의 광고를 해야 효과적인지 알고싶습니다.


 A. 안녕하세요 김성희입니다.

2012년에 제작된 까르띠에의L’Odyss?e de Cartier 광고(http://www.youtube.com/watchv=yaBNjTtCxd4)를 기억하시지요? 꿈과 현실을 넘나드는 이 3분 30초짜리 광고를 만들기 위해 제작진은 2년의 기간동안 4백만 유로(한화 약 60억)를 투자했습니다. “60억? 그 돈이 있으면 평생 일 안해도 잘 살겠다!” 생각하는 분들도 있을텐데요. 어쨌든 이 광고의 효과는 어마어마했고 결과적으로 까르띠에를 세계 최고의 주얼리 브랜드로 각인시켰습니다. 이 3분짜리 영상이 소비자에게 꿈을 꾸게 했다면 까르띠에 제품을 구입하는 소비자는 결국 꿈의 일부분을 소유하게 되는 것입니다. 꿈의 현실화라고나 할까요.

물론 이 광고는 까르띠에가 리치몬드 그룹 소속이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구요. 한국의 주얼리 회사들은 그저 부러워할 따름이지만 그래도 이런 멋진 영상을 주얼리 브랜드가 제작했다는 것은 현재 종사하고 있는 직업에 대한 자부심을 주는 긍정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광고는 회사의 제품을 알리기 위한 가장 좋은 수단입니다. 제품광고의 효과는 바로 나타날 수도, 시간을 두고 지속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일단 광고를 하면 사람들이 회사 이름을 기억하게 됩니다.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더라도 전체적인 광고의 이미지나 제품은 기억할겁니다. 게다가 다른 회사들의 광고와 차별되는 강한 이미지와 멋진 제품, 그리고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가 있는 광고라면 제품이나 회사 이름을 훨씬 더 기억하기 쉬울겁니다.

광고를 만드는 대부분의 이유는 제품을 소개해 많이 팔기 위한 것이지만 한 발 앞서가는 기업들(특히 유럽의 역사 깊은 유명 브랜드들)은 제품 광고와 함께 기업 이미지 광고를 합니다. 특히 럭셔리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럭셔리 광고 자체가 ‘꿈’을 선사하기 때문에 잘 만든 기업 이미지 광고의 여파는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효과적입니다.

럭셔리 분야의 광고는 꿈을 주거나 감동을 일으키지 않으면 큰 효과를 거두기 어렵습니다. 특히 요즘처럼 광고가 넘쳐나는 시대엔 더욱 그렇습니다. 어쩌면 경쟁사에게 아이디어를 제공하거나 잡지사에게 비싼 광고비만 지불하는 등 남 좋은 일만 하는 꼴이 될 수 있습니다.

광고에도 좋은 광고, 나쁜 광고, 잘 만든 광고, 안 하니만 못한 광고가 있습니다. 좋은 광고란 광고의 타겟이 확실하며 적시에 맞는 시장에 내는 광고입니다. 타겟이 최종소비자라면 업계 신문이나 잡지보다는 패션 잡지나 신문에 광고하는 것이 낫겠고 타겟이 도매업자나 제작자 등 소매업자들이라면 업계신문이나 종로 등 중상인들의 눈에 잘 띄는 곳에 하는 직접적인 제품 광고가 효과적일겁니다. 하지만 요즘은 제조업체가 제작한 광고를 소매업자들에게 홍보용으로 지급하기 때문에 제조업체더라도 착용상태를 볼 수 있는 모델 광고를 한다면 판매에 더 나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모델 광고는 보는 사람으로 하여금 “이 주얼리를 착용하면 나도 저 모델처럼 멋져보이겠지”라는 착각을 일으키게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래서 닮고싶고 인지도가 좋은 유명 스타들이 착용한 주얼리가 잘 팔리는 거라 생각되는데요. 혹은 드라마나 영화의 여주인공이 어떤 주얼리를 착용했을 때 시청자가 특정 상황에서 감동을 받는다면 그 주얼리를 사기 위해 사방 팔방을 찾아다닐겁니다. 왜냐하면 그 주얼리는 드라마의 상황을 자기것으로 만들어주는 도구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단 한 장의 광고 이미지도 많은 것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티파니의 블루 박스 광고를 잘 보면 항상 어떤 상황이 연출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은 그 상황을 블루박스를 통해 보기때문에 티파니 주얼리를 사게 되는 것입니다.

제품은 좋은데 그 퀄리티나 아름다움을 제대로 전달하지 못한 광고는 잘 못 만든 광고입니다. 실제 사이즈를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과장된 사이즈의 광고도 좋은 광고가 아니며 잘나가는 유명 브랜드의 광고와 비슷하게 만든 것도 권장할 것이 못됩니다.

가장 나쁜 광고는 제품 질에 비해 월등히 잘 만든 이미지 광고입니다. 이해가 되지 않으실지 몰라 제 경험을 통한 부가 설명을 드리겠습니다. 한 번은 모 인도회사의 광고 이미지가 매력적이고 제품 또한 독특해 비첸자 전시기간 중에 일부러 찾아간 적이 있었습니다. 사진으로 본 제품은 완성도도 높았고 모델 포즈나 그래픽 디자인 수준도 매우 탁월했기 때문에 제품을 구입할 의사가 있었거든요. 저는 제품을 구입했을까요? 디스플레이에 진열된 제품은 광고에 사용된 것이었는데 마무리가 깔끔하지 못하고 하급 다이아몬드를 지저분하게 세팅한 것이었습니다. 금은 볼륨감이 없고 얇아서 화인 주얼리라고 할 수 없을 정도였구요. 이 회사는 광고의 완벽한 이미지를 위해 포토샵으로 제품을 깨끗하게 처리한거였습니다. 마치 포토샵으로 주름을 지우고 살도 빼고 피부도 탄력있게 만든 헐리웃 스타들의 실물을 본 것과 비슷한 느낌이라 할까요? 속았다는 느낌때문에 그 이후로는 이 인도회사가 아무리 멋진 광고를 내더라도 그 회사의 디스플레이는 주의해서 보지 않게 되었습니다.

광고는 잘 찍은 스틸라이프 사진에 회사 이름과 연락처만 넣어 완성되는 간단한 한 장의 이미지가 아닙니다. 한 페이지에 제품에 관련된 메세지는 물론 회사가 스스로 원하는 브랜드 이미지도 전달되어야 하기 때문에 글씨체와 크기, 위치, 카피라이트 등 많은 것에 세심한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신중한 작업인데 많은 회사들이 이것을 무시하고 습관대로, 혹은 남이 하는 대로 따라하는 실수를 범하고 있는 것입니다. 특히 대중의 취향이 무시되고 아트디렉터 등 광고를 제작하는 사람의 개인적 취향이 강하게 삽입된다면 그로 인해 컨셉이나 주제가 원하지 않는 방향으로 흘러 결국 브랜드나 회사의 이미지가 손상될 수 있다는 점도 명심해야 합니다.

조금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하더라도 좋은 광고를 위해 아마추어 방식을 버리고 전문가를 통하거나 스스로 전문적인 지식을 쌓으면서 광고한다면 분명 보람을 느낄 때가 올 것이라 확신합니다.

/ 주얼리 디자이너
  이태리 스텔라-비 대표
  본지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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